미래를 펼쳐보았다-갤럭시 폴드 5G 롱텀사용기
0. 서론
2019년 2월 21일 갤럭시 언팩 2019에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였습니다.
사실 원래는 딱히 살생각은 없었고, 그냥 스마트폰+태블릿으로 갈까 하다가 주사용처가 태블릿 반입이 불가한상황이었는데,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쓰기엔 화면이 너무 작고 그러다보니 메인디스플레이 필름문제로 인해 출시일이 9월까지 밀려버린 갤럭시 폴드가 눈에 들어왔고, 9월 3일 언제받을지도 모르는 제품에 239만원을 태운뒤에 다행히 9월 29일에 실물을 수령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뒤인 2021년 8월11일, 그사이에 폴더블 전용라인업 Z시리즈를 신설한 삼성은 3세대 폴더블인 갤럭시 Z 폴드3을 출시하였고, 이번에는 아무결함없이 8월 24일 수령하여 696일간의 갤럭시 폴드 5G 롱텀 사용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1.힌지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 디바이스로 접히고 펼치는 활동을 버티기 위해 힌지를 톱니방식으로 설계하여 20만 폴딩테스트를 버텼다고 언팩에서부터 삼성이 공언하였고, 진짜로 이 힌지가 20만회를 버틸지 못버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1년7개월동안 힌지와 관련하여 이상이 없었던걸 생각해보면 누구들과는 다르게 최소한 힌지는 날림으로 설계한거 같지는 않네요.
일단 힌지구조는 펼쳤을때 135도까지 벌어지고,이후 약간의 힘을주었을때 180도로 완전히 고정되는 방식입니다. 후에 폴드3 리뷰때도 언급할거같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힌지를 열때의 힘이 가볍고, 닫을때도 그냥 약간의 힘을 주어 닫아버리면 되는 예전의 폴더감성에 보다 가까운 형식이라 봐도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구조를 플립이후 삼성 폴더블에 쓰인 프리스탑보다도 오히려 좋아합니다. 누구는 너무 가볍다고 하지만 열고닫는힘이 적게들다보니 한손으로도 충분히 열고닫기가 가능하거든요.
다만 삼성이 이러한 방식을 더이상 발전시키지 않고 프리스탑으로 간것도 어느정돈 이해가 가긴 합니다. 확실히 가볍긴 하지만 1년즈음부터 힌지가 서서히 헐거워지는 느낌이 들고 가끔은 이게 180도가 맞나싶을정도로 펴지는 느낌이 안들때도 있었고요. 실제로 이러한 문제로 디스플레이 교환을 받은분들도 계시긴 한데 다행히 전 그정도까지 안펴졌던적은 없네요
2.커버디스플레이
일단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입니다. 그냥 접히는 태블릿으로 쓰겠다면 모르겠지만 일단 전화기능을 넣었다면 전화나 문자같은 기능들은 펼치지 않고 사용가능하도록 해줘야겠죠. 참고로 사족을 붙이자면 삼성은 갤럭시 폴드시리즈를 화면큰 휴대폰이 아닌 7~8인치 플래그쉽 태블릿으로 간주하는걸로 보입니다. 인증도 태블릿으로 받고 UI나 SW도 DEX와 같은 기능을 제외하면 태블릿 UI과 유사한데다 광고도 안나왔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커버디스플레이는 4.6인치 21:9비율 HD+(1680x720)의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로는 대충 아이폰SE(1세대)보다 좁고 세로는 아이폰SE(2020)과 유사한 크기입니다.
일단 전 이 화면크기가 작긴 하지만 그래도 유용하게 잘썼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 SE보다 작은 가로폭이지만 그렇다고 키보드가 자꾸 씹힐정도로 작은수준도 아니고 한글키보드 같은 경우 커버와 메인세팅을 각각 따로가져갈 수 있기에 저는 커버에서 한글 단모음으로 설정하여 조금이라도 크게 씀으로써 해당 단점을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었네요.
사실 진짜 단점은 4.6인치화면에서 멀티윈도우가 안된다는거였는데, 후속작에선 뭐...
3.메인디스플레이
이제 말도많고 탈도 많았던 메인디스플레이를 언급해야죠. 메인디스플레이는 7.3인치 4.2:3비율 QXGA+(2152x1356)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상단의 노치영역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4:3(2048x1536)비율에 가까운 사용영역을 보여줍니다.
일단 이 디스플레이의 존재의의는 접힌다는겁니다 그것도 1.5~2mm의 곡률로 말이죠. 지금이야 유리를 얇게 만들고 그걸또 접어도 문제가 없을만큼 얇기와 곡률을 확보했다지만 그당시엔 접힐만큼 얇고 유연한 유리를 대량으로 제조할 설비가 아직 없었다는게 문제였습니다. 결국 PI필름을 베이스로 그 위에 디스플레이를 증착한뒤 커버용으로 CPI, 보호필름으로 PET을 적용하였는데. 사실 이 PET필름을 쉽게 뗄 수 있다는점이 폴드1의 출시일이 6개월가까이 밀렸던 주원인이었죠.
암튼 이 CPL로 인해 폴드의 내부 디스플레이는 깨지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유리였으면 깨질정도의 높이에서도 디스플레이는 버텨줬었습니다. 달리다가 허리높이에서 떨어뜨려 한 1m가까이 슬라이딩해도 흠집만 조금나고 깨지지는 않던데 문제는 송곳같이 누르는 힘에는 극단적으로 취약합니다.
위의 사진들은 실제 1년7개월간 폴드1을 실사용하면서 발생한 불량화소들입니다. 전부 충격으로 인해서 발생한거고요.
사실 3개월만에 디스플레이를 교체한것도 누군가에 의해 볼펜으로 화면이 찍히면서 교체했었던건데, 혹시나 중고로라도 쓰실분들은 절대 뾰족한건 폴드에서 멀리하는게 좋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전세대의 OLED와는 달리 최근패널들은 봉지작업이 잘된건지 패널내부에 어느정도의 충격을 받아도 소자들이 빠르게 죽어나가지 않더라고요.
5.성능
프로세서는 스냅855,램은 12GB LPDDR4X입니다.2019년기준으로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스펙이죠. 지금도 게임을 제외하면 앱 3개를 동시에 멀티태스킹하면서 팝업으로 한두개정도 띄워놔도 램이부족하다고 시스템이 킬하지는 않을 충분한 스펙이긴 합니다. 다만 발열은 좀 생각해봐야하는게 어느정도 로드가 걸리면 발열이 올라오고 이게 과도하게 지속되었는지 지금은 작업좀 했다고 화룡마냥 불타올라서 완주도 못하고 결국 폴드3으로 바꾸게된 주 원인중 하나입니다. 일단 원인으로는 과도한 보드집적률로 인해 빨라진 노화가 원인이지 않을까 싶네요.
5.배터리
4.4.V 4235mAh의 배터리입니다. 7인치대 디스플레이를 굴리기엔 최적화의 할아버지가 와도 오래가긴 힘든조합이긴 하죠. 그래도 5G 상황에서 자동밝기로 5시간정도는 무난하게 굴려주고, 보통은 저같은경우 20000mAh 보조배터리를 항상 휴대하고 다닌지라 딱히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충전속도가 딱히 빠르지는 않다는게 단점이네요.
6.카메라
초광각 16MP,광각 12MP,2배 망원 12MP의 그때도 평범했고, 지금은 딱히 좋다고는 말못하는 그런조합이죠.
일단 어디 나갈떄 보통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니 사실 기록용으로만 썼고, 이런점에서는 충실한 역할을 해줬습니다.
7.S/W
일단 이점은 2가지를 전제로 작성되었습니다. 첫번째로는 구글은 더이상 안드에 뭘 쏟을 의지도, 생각조차 없는 의지박약 그 자체이고, 두번째는 굿락이 없으면 시체라는겁니다.
왜 위와같은 말을 하였냐면, 실제로 구글이 손을 그대로 놔버림으로 인해 삼성 기본앱을 제외한 메인 디스플레이의 앱사용환경은 그저 큰 휴대폰을 쓰는거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폴더블 사용성을 지원하겠다는 구글의 언행은 구라였고요 아직도 유투브에서 접히고 펼쳤을때 동반되는 UI변화는 없습니다.그냥 커버에서 열면 폰UI고, 메인에서 열면 태블릿UI인데 언팩에서는 거창하게 지원해줄것처럼 하더니 이런 기본적인것도 안해주면 어쩌라는건지;;; 태블릿UI에서 커뮤니티 언제 추가해줄건데??? 암튼 안드 표준을 만든다는 구글이 이렇게 의지박약인데 서드파티는 오죽할까요;;;
그나마 삼성에서 폴더블을 어떻게든 키우겠다고 아둥바둥 대고있긴 합니다. 당장 굿락없으면 멀티윈도우 지원코드를 넣은애들만 멀티윈도우가 가능하고 설사 멀티윈도우를 어찌저찌 한다해도 멀티포커스 지원없으면 멀티윈도우 켠상태에서도 다른앱으로 넘어가는순간 앱이 멈춰버리질 않나 앱비율 조정이 안되서 그냥 개발자가 대충 때려넣은값을 그대로 받아먹기만 해야하는 대참사가 벌어졌을겁니다. 지금도 삼성 SW에 관련해서 할말이 있긴한데 그래도 구글이 반쯤 손놔버린 OS를 어떻게든 특색있게 만드는 노력은 ㅇㅈ합니다. 그러니까 광고좀 빼라고 제발
8.결론
약 2년간 폴드1을 사용하면서 여러 단점이 있었지만 저에겐 그 단점을 커버가능한 충분히 매력적인 폰이었습니다.
239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276g에 달하는 무게, 접었을때 가장 두꺼운부분이 15.7mm에 달하는 두께, CPI로 인한 약한 내구성,불안정한 앱사용성등등. 누가봐도 전형적인 1세대 프로토타입에 가까운 물건이었지만 반으로 접을수 있는 7.3인치 디스플레이, 당대 안드 최고수준의 스펙, 1세대치고 높은 완성도,삼성답지 않은 자체UX의 완성도와 폴더블만을 위한 SW지원등 삼성이 본격적으로 폴더블이라는 시장을 개척해보고자 노력했던 흔적이 아닐까 싶네요.
2019년, 삼성은 갤럭시 언팩 2019 티저를 미래를 펼치다라는 문구로 전세계에 홍보하였습니다. 비록 시작은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2년간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사용하면서 이것이 진정으로 미래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접어도 되는 화면이 2년간 다양한 환경에서 수없이 접고 펼치는 와중에도 충분히 작동을 해냈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기술을 가지고 더욱 다양한 형태가 나올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바로 어릴적에 우리가 봐왔던 미래세계가 하나둘씩 실현되어가고 있다는거죠
그럼 다음 사용기에서 뵙겠습니다. 아마 폴드1과 비교하는 형태로 작성하지 않을까 싶네요